제 52과 1. 할머니와 손녀 은영아, 너 거기서 뭘 하니? 심심한데,이리 와서 이 책이 나 좀 읽어 보려무나. 이젠 눈이 어두워져서 어디 잔글씨가 보여야지. 할머니,잠깐만 기다리세요. 이것 마저 끝내고 읽어 드릴게 요. 해도 저물었는데 하필이면 지금 손톱을 깎을 게 뭐냐? 옛날 에는 해가 지면 손톱,발톱은 물론 머리도 감지 않았단다. 그런 걸 밤에 하면 왜 안 된대요? 귀신이 온다고 했단다. 가려서 해가 될 게 뭐가 있겠니? 다 뜻이 있어서 그랬거니 하고 지켜야지. 옛 말씀에 그른 것은 하나도 없어. 아유,할머닌 교회에 다니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세요? 밤에 빨래를 해도 안 되고 여자의 목소리가 담을 넘을 정도로 커도 안 된다는 말씀,명심하고 있으니 염려마세요. 할머니 : 손 녀 : 할머니 : 손 녀 : 할머니 : 녀 손 3536 제 52 과 민간신앙 1. 고사 최 人유장 : 자,스미스 선생도 오셨으니 한국식으로 절을 울리셔야 합 니다. 스미스: 난그냥개업축하잔친줄알았더니그게아니군요.참흥 미롭습니다. 최 사장 : 이렇게 젯상 위에 돼지머리니 시루떡이니 올려 놓고 북어, 과일 등으로 푸짐하게 차려 놓고 빌어야 일이 잘 된답니다. 스미스: 말로는들었습니다만,직접보는것은처음입니다.신께서사 장님을 도우셔서 앞으로 사업이 번창하시기를 빌겠습니다. 최 사장 : 우선 막걸리를 한잔 따라 울리고 그 다음에 절을 하는 겁니다. 스미스: 분위기가참경건하군요.그리고직원들이 다모였으니 단 결도 잘 되고 친목도 도모할 수 있겠어요. 최 사장 : 그럼요. 이 고사가 끝나면 잔치가 벌어지지요. 우리 직원 들하고 한잔 하시면서 도움말씀 좀 해 주십시오. 스미스: 오늘여기왔기에망정이지 안왔더라면정말한국적인걸 못 볼 뻔했군요. 훨. 돼지꿈 회사원/ : 자네 잠자코 나만 따라 오게. 그럴 일이 있으니까. 회사원8 : 궁금증이 생겨서 이거 원 견딜 수가 있나,뭔데 그래? 싱 글벙글하는 걸 보니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은데….제 52 과 민간신앙 37 회사원八 : 이런 거 미리 말해 버리면 안 되는데…. 자네와 나 사이 니까 할 수 없지,말해 주는 수밖에….어젯밤에 돼지꿈을 꿔서 복권을 사려는 거야. 회사원8 : 뭐라고? 꿈만 믿고 복권을 샀다가는 큰코다쳐요. 회사원八 : 꿈이 너무 좋아서 그래. 커다란 돼지를 내가 안고 있었으 니 이번에는 틀림없다니까. 당첨이 되는 날엔 자네 나 보 기 힘들 거야. 회사원8 : 그래,당첨이 되었다고 치세. 그 돈으로 뭘 할 건가? 회사원4 : 그땐 할 게 어디 한둘이겠나? 자네도 한 댓장 사두는 게 어때? 회사원8 : 굳이 산다고 하니 내 말리지는 않겠네만,공연히 헛돈 쓰 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게. 좌. 궁합 아 들 : 어머니,아까부터 뭘 그리도 골똘히 생각하세요? 어머니 : 얘,조용히 좀 해라. 네 색시될 사람하고 너하고 궁합이 어 떤지 알아 보려는 거야. 아 들 : 어머닌 또 궁합타령이세요? 이제서야 궁합이 맞고 안 맞고 를 따져서 뭘 하시겠어요? 그런 미신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사람까지도 이상해져요. 모르는 게 약이란 말도 있잖아요? 어머니: 그래도 그런 게 아니란다. 팔자는 타고났다고 하더라만 그 래도 두 사람 사주가 잘 맞아야 잘 살 거 아니니? 옆집 아 주머니 말씀이,기가 막히게 용한 분이 이 동네에 왔다니38 제 52 과 민간신앙 내 좀 물어보고 와야겠다. 아 들 : 어머니,제발 그런 데 다니지 마세요. 남들이 흉봐요. 궁합 이 좋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,나쁘다면 저보고 헤어지라고 하실 게 아니에요? 어머니 : 。 는무러면 점쟁이 말만 듣고 이래라 저래라 하겠니? 혹시 안 좋다면 예방이라도 해 두려는 거지. 민간신앙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은 나름대로 자기들만의 신앙을 가지 고 있기 마련이다. 오천 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민족과 문화의 형성 과정에서 독특한 민간신앙이 생겨났다. 한반도라 고 하는 자연 환경과 농업 중심의 생활 방법이 한국인만의 독특한 신 앙을 가지게 한 것이다. 이 민간신앙은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 국 문화의 골격을 이루었고 한국인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게 되었 다. 민간신앙은 다신론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. 이 신들은 산,바다 등 자연은 물론이고 동식물의 영혼이나 집안 구석에까지도 존재하며, 전 지전능한 신이라기보다 오히려 인간적인 제약이나 개성을 가진 신들 이다. 원래 민간신앙이 그렇듯이 한국의 민간신앙도 개인이 아닌 공동체 의 신앙임은 주지의 사실이다. 사람이 병이 나서 굿을 하는 경우에, 가장을 중심으로 한 집안 전체의 안위를 빌면서 동시에 환자의 치유 를 빈다.제 52 과 39 민간신앙은 불교나 기독교와 같은 외래 종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 다. 다른 종교로부터 많은 경멸을 받기도 했지만,한편으로는 그로부 터 사상적인 체계를 세우고 조직화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. 특히 불교 와의 교류는 민간신앙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. 민간신앙은 생사화복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복신앙이다. 민간신앙에서의 신은 인간의 근본 문제인 존재나 사망에 대한 해결책 을 제시한다기보다는 기능신으로서 인간과 대등한 관계를 가지고 있 다고 본다. 그래서 신병이나 우환이 있을 때,흑은 재물,출세 등 개 인의 구체적인 목적을 위해서 사람들이 신을 찾게 된다. 현대화를 추구하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민간신앙은 국가 발전의 장애가 된다고도 할 수 있다. 그러나 사회는 경제와 문화가 보조를 맞추어 균형있게 나아갈 때 성장,발전하는 것이고 보면,사회적 협동 체제를 유지하는 민간신앙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. 민족 의 신,마을의 신,가정의 신을 모시는 집단의식이 사회의 협동체제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